대부분의 신축 노유자시설은 외곽의 넓은 대지에 단층으로 지어지며, 이는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이다. 하지만 건축주는 어르신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동네 안에서 시설을 운영하고, 같은 건물에 거주하길 원했다. 이에 따라 세 개 층은 노유자시설, 한 층은 주택으로 구성되었다.

대상지는 70~80년대 이후 변화가 거의 없는 단독주택 지역으로, 유사한 외장재를 사용했음에도 다소 혼잡한 인상을 준다. 동네가 점차 변화의 시작점에 들어선 지금, 우리는 그 흐름에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생각했다.

동네와 마주한 입면은 명확한 수직·수평을 바탕으로 안정된 비례를 구성했다. 솔리드와 보이드의 병치를 통해 시각적 깊이와 리듬을 주고, 장식을 최소화한 채 재료 본연의 물성에 집중하여 농담을 느낄 수 있도록 컬러와 텍스처에 변화를 주었다.

평면은 집약된 코어와 함께 여러 사용자가 머무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. 남측 계단은 밝고 개방감 있는 계단실로 계획하고, 2·3층 거실에는 테라스를 두어 채광과 조망을 확보하면서도 외부 시선을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고려했다.